꼬꼬마 시절 이야기...4

내일부터 일이 바빠져서 한동안 글쓰기가 어려울것 같다. 짬나는 대로 써서 다음주쯤에 올려보도록 할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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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이후 나의 생활 패턴에도 변화가 있었다. 선생님보다 일찍 하교를 하기에 청소정도는 내가 했다. 청소를 한 후에는 내방 책상에서 공부나 숙제를 했다. 선생님이 퇴근해서 집에 돌아오면 같이 저녁을 먹고 선생님 방에서 TV를 봤다.
TV를 보며 일상적인 대화나 서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선생님에게 특별과외를 받기도 했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쳤지만 나에게 다른 과목도 잘 가르쳐주셨다. 덕분에 나의 학교 성적은 졸업때까지 늘 상위권이였다. 그렇다고 일방적으로 선생님이 날 케어하지만은 않았다. 나도 선생님의 수업준비를 도와준다거나 쪽지시험 채점을 같이 하기도 했다.
그렇게 선생님방에서 TV보며 공부하며 수다를 떨다 잠잘 시간이 되면 선생님이 먼저 나에게 묻고는 했다.
“여기서 잘래?”
“네!! 옷갈아 입고 올께요”
선생님과 처음 같이 잤을 때는 날 안아주고 잠을 잤지만 그건 좀 특별한 케이스였다. 첫날은 아마도 내가 불쌍하고 가여워서 보다듬어 주려고 안아 주었을 것이다. 보통은 요를 두개 나란히 펴서 선생님의 옆에서 누워서 잠을 잤다. 잠이 잘 오지 않는 날은 서로 옆으로 마주보고 누워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무슨일이 있거나 해서 내가 좀 기분이 않좋은 기색이 있을 때는 선생님이 나를 안고 잠을 청했다.
“태주야 이리와 봐”
난 말없이 선생님의 품으로 파고 들었다.
“너무 애기다. 언제 어른이 될까…”
선생님은 나에게 애기같다는 말을 자주했다. 선생님의 눈에는 내가 완전 아이로 보였을 것이다. 작고 마르고 얼굴도 어려보였다. 외모뿐만이 아니였다. 나의 정신도 한참 미성숙 단계여서 이성에 대한 가치관도 형성되지 않았다. 그때는 지금처럼 미디어가 발달한 시기가 아니라 친구들 간에도 성에 대한 관심사는 크지 않았다. 더군다나 여기는 경기도 끝자락의 시골이였으니 도시의 아이들 보다 더 순진했을 것이다.
나는 선생님에게서 여자를 느껴본 적이 조금도 없었다. 그저 보기에는 무섭지만 외모와 달리 나에게 잘 대해주는 엄마와 같은 존재였다. 다만 그렇게 선생님에게 안겨있으면 선생님만의 냄새가 있었다. 그 냄새가 좋았다.
그렇게 한두달정도 같은 일상이 반복될 때쯤의 어느날 이였다. 내가 막 학교를 나가려 했을때 선생님은 피곤한 얼굴로 여전히 집에 있었다. 보통은 내가 학교에 가기전에 선생님이 먼저 출근을 했기에 무슨일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태주야 오늘 선생님 아빠 제사라 학교에 안갈거야”
전날에 선생님은 일이 있다면서 먼저 내방에서 잠을 자라고 했었다. 선생님은 밤새 혼자서 제사에 쓰일 음식의 재료를 준비했던 것이다. 밤새 혼자 제사준비를 했을 선생님이 안스러웠다. 난 알고 있었다. 나만큼이나 선생님도 애정에 목말라 하고 외로웠다는 것을…
“... 혼자 힘드셨죠? 일찍와서 도울께요. 같이해요. 앞으로는...”
“어… 어… 그래…”
선생님의 눈가가 붉어졌다. 선생님은 얼른 얼굴을 돌리고는 방으로 들어가셨다. 그동안 선생님과 나는 아옹다옹 지내며 정이 많이 쌓였다. 처음에 선생님은 보호자로써 나에게 잘 대해주셨을 것이다. 나도 보호자로의 선생님에게 기대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관계를 넘어선 엄마와 아들사이 비슷한 감정이였을 거라고 생각된다.
선생님의 아버지는 이 지역의 유지였다. 대대로 부자였고 4대 독자로 손이 귀한 집안이였다. 선생님은 그 집안의 무남독녀로 귀하게 자랐지만 또 그만큼 천덕꾸러기였었다. 대를 이을 아들이 아니였기 때문이였다.
선생님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선생님의 아버지는 곧 재혼했고 끝내 자손을 보지 못했고 돌아가시기 전에 재산 때문에 문제가 있을 것을 아셨는지 철저하게 대비를 하셨다.
선생님은 결혼 후에 재산때문에 시댁과 문제가 많았지만 크고 작은 다툼끝에 결국은 선생님의 많은 재산을 지킬수 있었다.
선생님의 재산을 노리는 수많은 사람과 시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과정에서 선생님은 냉정해질 수 밖에 없었고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관계는 단절되어 갔을 것이다.
그런 와중에 나와 같은 중학생이지만 몸도 마음도 어린 아이를 만나서 정을 준 것이다. 내가 더 어렸거나 더 아이답지 않았거나 했다면 아마도 선생님의 관계는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경계를 풀고 정을 줄만큼의 아이같은 나였고 그러면서도 대화가 통하는 아이같지 않은 나였기에 그랬을 것이다.
학교에 있는 내내 선생님이 혼자 제사준비를 한다는 생각에 시간은 너무 더디게 흘렀다.
허둥지둥 신발을 벗어던지고 집안으로 들어갔을때는 선생님과 왠 아주머니 한분이 제사음식을 하고 있었다.
"제가 말한 하숙하는 학생이에요. 이제 이 애하고 하면되요. 지금 들어가셔도 되요."
선생님은 아주머니에게 그렇게 말하며 봉투를 내밀었다.
그렇게 아주머니가 떠난후 선생님과 제사 준비를 했다. 지금은 제사를 좀 일찍 지내지만 이때는 자정에 맞추어 제사를 지냈다.
"아빠 오늘은 내 제자도 왔어요."
얼떨결에 절을 했다.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제사상을 치우고 선생님과 제사 음식을 함께 먹었다. 지금까지의 식사와는 다르게 선생님 앞에는 술잔이 있었다.
한잔을 쭉 들이키고는 선생님이 입을 뗐다.
"난 원래 술 안마시는데 딱 아빠 제사때만 마셔… 아빠 생각이 많이 나서… 이해줄거지?"
난 말없이 선생님 잔에 술을 채웠다.
"고마워… 아주 꼬맹인줄 알았는데…"
그리곤 난 몇잔을 채웠고 선생님은 안주도 없이 몇잔을 비웠다.
선생님이 취했는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집안이야기 친구이야기 특히 아버지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셨다.
난 묵묵히 들어주다가 선생님의 눈가에 눈물이 고일때쯤에 슬며시 다가가 선생님을 안아주었다. 선생님도 날 안았다. 그리곤 한참동안 어깨가 들썩거렸다.
이때부터였다. 어린나이였지만 내가 선생님을 감싸고 지켜줘야 한다고 다짐했다.
남자의 본능이였을 것이다. 난 어리고 작고 왜소했지만 그래도 남자로서의 본능이 여자인 선생님을 지켜야한다고 생각했던것 같다.
결국 선생님은 청주 한병을 다 비우고는 잠자리 들었다. 나중에 들은 바로는 선생님은 아버지의 제사때마다 술에 취해 잠자리에 들었다고 했다. 선생님도 누군가의 보살핌이 필요한 외로운 사람이였다.
선생님과 함께 잠자리에 누웠다. 전과 달라진 점은 내가 선생님을 안고 있다는 것과 나의 얼굴이 선생님의 품속이 아니라 선생님과 마주보고 있다는 것이였다.
"내가 좀 취했다... 아빠... 보..고 싶어요…"
선생님의 눈물을 손으로 닦았다. 그리고 이마에 입을 맞추며 말했다.
"선생님 오늘 꿈속에 아버지가 오실거에요. 제가 꼭 데리고 올께요."
왜 이마에 입을 맞추었는지는 모른다. 아까 말한 남자의 본능이지 않았을까?
"착하다… 우리 태주…"
그리곤 선생님이 내 입술에 입을 쪽 맞추었다. 전기같은 것이 온몸을 훓고 지나갔다.
"착해…"
그리곤 다시 입을 맞추었다. 이번에는 쪽이 아닌 좀 긴 시간이였다. 얼마간인지 모르지만 꽤 긴시간 여러번 입을 맞추었다.
난 느꼈다 내안의 남자가 깨어나는 것을 그건 성적인 욕망이라기 보다는 여자인 선생님을 내 안에 두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였다.
"선생님 이제 주무세요. 제가 옆에 있을께요. 선생님 아빠처럼 항상…"
"고마워… 착해… 옆에 있어줄거지?"
선생님은 마지막으로 꽤 깊고 진하게 입을 맞추었다. 그리곤 금방 잠이 들었다. 난 한동안 잠을 이루지 못하고 선생님의 얼굴을 바라보고 얼굴을 어루만졌다.
다음날은 토요일이였고 아침에는 선생님의 얼굴을 보지 못했다. 토요일이라 집에 가야했지만 부모님에게 전화를 걸어 적당히 둘러대고 이번주는 여기에 있겠다고 했다. 수업을 마치고 선생님집으로 부리나케 향했다.
집으로 간줄 알았던 내가 떡하니 나타나자 선생님은 좀 놀라고 무안한 눈치였다. 지난밤 일을 기억한다는 증거였다.
내가 먼저 다가가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맛있는거 먹으러 가요. 선생님의 동의 따위는 필요없다. 선생님은 내 손에 끌려 대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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