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능욕적인 삶 6

그 집에서의 엄마는 분명 이전의 엄마와 달랐다
사진으로만 기억하는 엄마의 옛모습이지만 그 집
에 오기 전 엄마는 촌스러우면서도 단정했다
그 당시 여자들은 다들 그렇게 화장을 했기에 엄마
의 진한 화장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겠지만 집에서
도 화장을 하고있던 적은 그 집에 오기 전에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내 기억 속 그 집에서의 엄마가 이전의 엄마와 크게
달랐던 점은 헤어스타일이었다
그 집에 온 뒤로 엄마의 헤어스타일이 단정했던 적
은 별로 없었던 거 같다 엄마의 머리는 항상 산발이
었다 아침이건 밤이건 항상 붕뜬 산발 머리를 하고
있었다 엄마만 그랬던 것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다른 아줌마들의 모습까지 일일이 기억나는 것은
아니다 나는 발가벗은 엄마가 머리를 산발한 채 집
안을 돌아다니는 것을 거의 매일 보았던 거 같다
그 집에서 나온 뒤로 엄마의 머리는 다시 단정해졌
지만 내 기억 속의 엄마는 산발한 머리를 어루만지
며 화장실로 뛰어들어가던 발가벗은 여자에서 꽤 오랜 시간 멈춰있었다
언제 그집에서 나왔는지는 모르지만 국민학교 입학 후에는 분명 다른 동네 다른 집에서 엄마와
단둘이 살았다 화장실과 수도꼭지가 마당에 있던
단칸방이었다
나는 무척 내성적인 아이였다 그럼에도 담임은 나
를 몹시 괴롭혔다 아마 국민학교 3학년 때였을 것
이다 7살 때의 기억은 그리 생생한데 8,9살 때의
기억은 없다 근데 또 국민학교 3학년 때의 일은 꽤
많이 기억하고 있다
담임이 미친놈이었기 때문이다 그 놈은 그 어린 아
이들이 뭐 그리 큰 잘못을 저질렀다고 벌로 책상과
책상 사이를 기어다니게 했고 다른 아이들에게 그
아이의 엉덩이를 때리라고 시켰다
믿기지 않겠지만 진짜 그랬다
지금이야 핸드폰이 있고 학부모들의 눈이 있으니
바로 구속감이겠지만 그 당시에는 실제로 그런 일
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졌다
어린 아이들이 그런 벌을 받을 만큼 잘못을 저질렀
을 리 없다 지금 돌이켜보면 다 돈을 갖다받치라는
협박이었을 것이다
엄마는 스승의 날 선물을 건네며 나에게 꼭 선생님
에게 직접 줘야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나는 너무
나도 내성적이었다 엄마가 준 스승의 날 선물을 그
냥 선생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집으로 돌아왔다
이미 책상 위에는 선물이 한가득이었기에 내 선물
은 눈에 띄지도 않았다
집으로 돌아오자 엄마는 나를 아주 크게 혼냈다
왜 선물을 직접 주지 않았냐며 나에게 소리를 질렀
다 엄마에게 혼나며 뭐라고 대꾸했는지는 전혀 기
억나지 않는다
담임은 엄마들을 자주 교실로 불렀다 엄마들 앞에
서의 담임은 우리와 있을 때와 다른 사람같았다
엄마가 다른 엄마들과 친했던 것 같지는 않다 엄마
가 학교에 온 것은 딱 한번이었고 그마저도 별다른
기억이 없다 엄마가 그때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
겠다 그치만 그 아저씨네 집에 있을 때보단 웃는 날
이 많았다
담임은 언제부턴가 나에게 잘 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에게 좋아하는 곤충이 뭐냐고 물어본 적
이 있다
나는 아마 풍뎅이랑 잠자리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담임은 나에게 "나비는 안 좋아하냐?"고 다시 물어 봤던 거 같다 아니 분명 "나비"라는 단어를 들은 기
억이 있다
엄마는 나에게 담임이 잘 해주냐는 질문을 자주 했
다 내가 뭐라고 대답했는지는 모르지만 엄마의 입
에서 "인간"이라는 단어를 들은 기억이 있다 나는
그때까지 인간이라는 단어를 몰랐나보다 엄마에게
인간이 뭐냐고 물었고 엄마가 뭐라고 대답했는지
는 기억나지 않는다
엄마는 문방구 아줌마에게 내 이름을 말하고 그냥
물건을 가져오라고 했다 아마도 엄마가 나중에 한
꺼번에 계산을 한 모양이다 나는 문방구 앞에서 엄
마를 기다리곤 했다 엄마는 항상 문방구 앞을 지나
집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그치만 그날은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가 오지 않았
다 나는 학교 스탠드에서 팽이를 쳤고 핸드폰도 없
던 시절이라 엄마에게 연락을 할 수도 없었다
집이 오르막길에 있어서 팽이를 칠 때면 꼭 학교 스
탠드 앞 공터에서 쳤다 나는 문방구쪽을 바라보며 팽이를 쳤는데 학교 1층 우리 교실 쪽에 불이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다시 불이 꺼지고 엄마의 모습이어렴풋이 보였다 나는 팽이를 들고 엄마에게 뛰어갔고 신발장 앞에서 엄마와 마주쳤다 엄마는 어두운 복도를 맨발로 걸어오고 있었다 길고 펑퍼짐한 치마 뒷자락을 어루만지며 한 손에 구두를 들고 나에게 다가왔다
그때 엄마의 머리는 예전 그 아저씨네 집에 있었을 때와 비슷했다
엄마는 복도 창문에 얼굴을 들이밀고 산발이 된 머 리를 어루만졌다 그리곤 내 손을 잡고 매우 빨리 걸었다 그때 엄마는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분명히 기억한다 "너 선생님 말 잘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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